향수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감독 : 톰 튀 크베어
출연 : 벤 위쇼, 더스틴 호프만, 알란 릭맨, 레이첼 허드-우드, 안드레스 헤레라

노력하지 않아도 타고난 재능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내는 천재의 삶은 어떨까요?

광기어린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살인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살인자의 삶은 또 어떠할까요?

지금, 천재와 살인자의 삶을 산 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영화는 이 남자의 '코'를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코' 흥한 자, '코'로 망한다는 진리(?)를 암시하는 것일까요?

(왠지 종근당 마크 같습니다... -.,-;;)


 

성난 군중들이 넓은 광장에 가득 모여 이 남자의 죽음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관절을 몽둥이로 마구 때린다!' 라는 무시무시한 판결문이 읽혀 질 때마다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도대체 무슨 악행을 저질렀기에..?

게다가 영화의 첫 장면이 생뚱맞게 주인공의 죽음이라니..!


관객에게 궁금증을 한아름 던져 주고 나서 영화는 시작 됩니다. (역순행적 구성이죠. 집중하라는 겁니다.)

장 밥티스트 그르누이는 악취와 생선 비린내로 가득한 파리의 시장 골목에서 태어납니다.

그런데 그의 인생이 결코 축복받지 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 듯,

탄생의 신호탄인 '첫 울음'은 그의 어머니를 '살인자'로 만듭니다.

태어난 날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그르누이는 고아원으로 옮겨 집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유모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아... 아이들의 어렸을 적 생활 환경은 참으로 중요한데 말이죠.)

자라면서 그르누이는 점차 '후각'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 시작하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됩니다.

'따뜻한 돌 냄새', '깊고 깊은 물 냄새' ...

'향기'와 '악취'를 가리지 않는 '냄새'의 모든 영역에 관심을 보이는 그르누이.

역시 남다른 사람들은 첫 시작부터 편취(?)하지 않습니다.

소년으로 자란 그르누이 10프랑에 가죽 공장으로 팔려 갑니다.

(이 날도 비가 기분 나쁘게 내리네요..)

그리고 그르누이가 '팔린' 날, 유모는 죽음을 맞습니다.

이 때부터 그르누이의 징크스가 확실해 집니다. 그르누이가 어딘가로 떠나면 그를 맡았던 사람들이 죽죠.

으.. 무시무시합니다.

청년으로 자란 그르누이는 가죽 배달을 나왔다가 무언가에 이끌려 눈을 감고 따라갑니다.

마치 스머프의 냄새를 맡은 가가멜처럼...(!)

운명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한 거죠.

그가 자석에 이끌리듯 따라간 곳에는 아름다운 '향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이 '향기'를 죽이게 되죠.

이 때부터 그르누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영원히 냄새를 가두는 법'을 알아내는 것이죠.

이 세상 모든 냄새를 가지고 싶은 소유욕이라고나 할까요, 어째 좀 으시시 합니다.

배운 것도 없고, 매일 매일이 지옥같은 삶의 연속에 서 있는 그에게

우아한 귀족들이 부채 살랑이며 수집하는 향수는 거리가 먼 사치품이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운명은 그를 향수의 세계로 이끌어 줍니다. (주인공이잖아요!)

예전에는 제법 돈 좀 벌었지만, 지금은 별 인기없는 향수가게로 가죽 배달을 온 그르누이.

오지랖도 넓은 그르누이는 향수 만들기에 끙끙대는 마스터에게 신들린 듯 뚝딱 향수 한 병을 만들어 줍니다.

"난 세상의 모든 냄새를 다 알아요! 이름을 모르는 게 몇 개 있긴 하지만..."


처음엔 '네가 향수는 무슨...' 이랬던 마스터도  장이 만든 향수를 한 번 맡더니...
 
 

요렇게 변합니다. (이건 뭐, 러브 하우스도 아니고.. -_-)

그르누이의 천재성이 탐이 난 마스터는 50프랑을 주고 그를 '사' 옵니다.

그 사이 몸값이 5배가 올랐군요.

하지만... 역시나 그르누이를 판 피혁 공장 사장은  그르누이의 법칙(?)에 따라 이승과는 '빠이빠이' 합니다.


한 물 간 마스터에게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게 해 준 그르누이는 점점 조급해 집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소유하고 싶게 만들었던 '냄새'를 어떻게 해서든 '저장'하고 싶은데

마스터가 가르쳐 준 방법으로는 택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그르누이가 아니죠.

결국 마스터의 추천서를 받아 '향수의 천국' 그라스로 떠나게 됩니다.

(그르누이가 떠나던 날 마스터도 함께 떠납니다. 황천으로... -_-)

그라스로 떠나는 두 갈래의 길.

이 여행길에서 그는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뭘까요...??


 

그라스의 어느 향수 공장에서 일하게 된 그르누이.

천재가 달리 천재겠습니까?

여기서도 일 잘한다고 사장에게 칭찬 듬뿍. 같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을 서럽게 만들죠. ㅜ.ㅜ
꽃밭에서 향기로운 꽃들을 가득 채취해 향수를 만드는 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그르누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체취'를 만들려고 합니다.

향수의 절대 법칙!

4.4.4+1

앞으로 그르누이가 모으게 될 향수의 원액이 담길 병입니다.

이 13개의 향을 섞어 '환상의 향수'를 만들게 되는거죠.

그런데 빈 병이 하나 하나 채워질 때마다 마을은 점점 아수라장으로 변해갑니다.

그르누이~!! 그러면 안돼!!! ㅠ0ㅠ


 

마침내 대단원의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13번째 향수를 완성시킨 그르누이.

하지만 뜻밖의 제보자(?)에 의해 그리누이는 '철커덕' 철창으로 고고싱!

그러니까 코로 흥한자는 코로 망한다니까요! (...)

- 여기서도 13의 법칙인가요? 서양 사람들은 13을 왜 이리도 싫어하는 지... -_-


 

그리고 화면은 다시 영화의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악독한 천재(!) 그르누이를 처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인 군중들과 형을 집행할 망나니(..)

2003년 저를 환장하게 만들었던 '다모'에서 보여줬던 수미상관식 구성입니다.

수미상관은 주제를 강조하고, 전체적인 통일성과 안정감을 주며... ..................네, 조용히 할게요. -_ㅜ

어라?

그런데 첫 장면에서 보였던 성난 군중들과는 뭔가가 다른 보습의 사람들?!!

(특히 오른쪽 맨 아래에 있는 아저씨 좀 보세요. 3초 있으면 침이 질질 흐를 것 같습니다. -_-;)
이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건 뭐...
테라스에서 손수건 떨어트리는 금발의 예쁜 공주님(!)도 아닌 것이...
바람에 실려 날려가는 그르누이의 손수건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모습!!
그르누이는 이들에게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요?
 
영화 보실 분들을 위해 스포는 여기까지... ^.^
(그러면서 내용은 거진 다 말해 놓고 -_-)
 
 
+
'향수'는 영화화되기 전부터 책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죠.
제가 초등학교 때 학원 과학선생님이 추천해 주셨으니까... 책으로 나온지도 꽤 됐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고 쪼꼬만 애들한테 추천해 주기엔 조금 어려운 책이 아니었나 싶은데 말이죠..-_-)
전부터 읽어 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책보다 영화로 먼저 보게 되네요.
영화를 지배하는 제재인 '냄새'를 영상으로 나타내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꽤 성공적인 후각의 시각화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향기'라든지, '그르누이의 후천적 체취'는 정말 궁금하네요.
맡아보고 싶어~ 맡아보고 싶어~~ >ㅁ<
'향수'를 보면서 떠올랐던 책이 있는데 말이죠...
김동인의 '광염 소나타'입니다.
백성수와 그르누이는 같은 부류의 인간인 것 같아요.
탐미 주의적 사상이 전반에 흐르지만 그 정당성을 판단하는 건 역시나 수용자의 권리이자 의무겠죠.
어쩌면 그것이 작가들이 의도한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천재이자 극악 범죄자인 이 두 사람에게
삶은 그들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그들을 얽어 매는 족쇄이기도 합니다.
남들과 다른 재능으로 이 세상을 산다는 건 축복일 수도, 불행일 수도...
하지만 이것이 신의 장난이라기 보다는
결국은 그를 둘러싼 사회와 그 자신의 능동적 행동이 만들어 낸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또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기에 최선의 선택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 기준점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영화도 나오는 거고.. 음.. -.,-
 
뭐, 결론은 각자의 몫이니까요! ^.^
 
 

 
향수 ost - Distilling R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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