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_ <델마와 루이스>
 
 
영화 감상문을 적어야겠다고 정했을 때 바로 떠올랐던 영화이다. 델마와 루이스..
오래전 우연히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언젠가는 제대로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볼 수 있게 되어 과제를 벗어나 개인적으로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냉정을 잃지 않는 침착한 여자 루이스와 그녀의 친구인 대책 없이 순진하기만한 델마..
이 두 여자는 평범하고 지루하기만 한 자신들의 일상에서 벗어나 둘만의 즐거운 시간을
즐기기 위해 짧은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신나는 여행도 잠시, 남편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던
델마의 들뜬 행동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살해를 하게 되고, 그 일을 기점으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둘만의 여행은 예기치도 않은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된다.
어떻게 일이 그렇게 꼬일 수밖에 없는 건지 영화 속 연약한 여자 둘을 보며
보는 내내 답답한 마음을 지우지 못했다.
경찰을 피해 불안한 도주를 계속 하던 그들은 결국 극한 상황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자신들의 운명을 감지한 델마와 루이스는 서로의 눈빛을 확인하고,
영원한 자유를 꿈꾸며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그랜드 캐년의 절벽을 날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델마는 정말 덜렁대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사랑스러운 여자이긴 했지만 대책 없는 그녀의 성격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저지르고 마는 그런 델마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루이스는 정말이지 인내심이 많은 친구였다. 살해를 저지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그들이 경찰을 피해 두려움 속 도주를 하면서 처음엔 서로를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델마는 남편하게 구속당하며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한 자유로운 여행을 하게 된 것에 후회 없다는 말을 남긴다.
루이스와 큰일을 겪으며 여행을 하고 자신의 본 모습을 알아가는 델마가 한층 성숙해지면서
영화의 후반부엔 언니 같은 루이스를 이끌며 대담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델마에겐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짧은 여행이라 생각된다. 물론 그 여행이 계속 되어
완전한 모습에 가까운 자신을 완성했다면 델마의 매력이기도 한 순수한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어떠한 결정으로 인생의 마지막 벼랑 끝에 선다 할지라도 후회가 없다면
그것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시간을 보낸 거라 생각한다.
 
나란 존재가 빠져있는 삶..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란 존재를 찾고, 느끼기 위해
호흡하며 살아가는데 내가 빠져있다면 그 인생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또한 그런 생활에 당연한 듯 만족하고 그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지금의 내 자리에서 물음을 던져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나를 위해 쓰고 있는지.. 내 존재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쯤 자문해봐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생각난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도중 새벽녘 눈부시게
비치는 태양을 바라보던 루이스의 슬픈 얼굴.. 자신들의 운명을 감지하고
아름다운 그랜드 캐년의 절벽을 향해 빛을 발하며 질주하던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모습..
내가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을 제대로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해석이야 어떻든 이 영화가 두 여주인공을 통해
삶에서 잊고 지냈던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인생의 희미한 시간들 속에서
자신을 찾아갈 때가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걸 각인시켜준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랜드 캐년 배경의 라스트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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