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봉 반납 (개으른 석수)


어느 첩첩 산골에 할머니 한분이 있었다.


어느날 이 할머니가 장의사를 찾아가 오래 살 수 없을것 같으니 죽으면 묘비에
'처녀로 태어나 처녀로 살다 쳐녀로 죽다' 라고 적어 달라고 했다.


얼마후, 이 할머니는 죽었고. 장의사가 석수(石手)에게 할머니가 말한 비문을
불러주며 새겨달라 했다.


그런데 이 석수가 무척 게을렀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다섯 글자로 줄일 수 있을지 생각했다.


고민 끝에 게으른 석수는 '처녀로 태어나 처녀로 살다 죽다'를 단 다섯 글자로 줄였고,
뿌듯해하며 비문에 새겼다.


다음 날, 비문을 본 장의사는 황당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문에는 이렇게 글이 새겨 있었다.


'미개봉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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